감정이 터졌다

감정이 흩어졌다

붙잡을 수 없이 흩어졌고

나는 그걸 막을 수 없었다

이제 나는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

방향감을 상실했다

감정의 폭발 이후에

내 안은 백지상태이며

주위에는 파편들이 흩어졌다

흩어진 파편들을

다시 주워 담으면서

내가 누구였는지 또 직면하게 된다

내가 어떤 사람인지 직면하게 된다

나의 파편들은 내가 왜 그랬는지

하나둘씩 파편이 모이면서

나를 설명해 준다

파편들이 내 목소리를 낼

준비가 되게 해준다

파편들은 내 목소리를 낼

준비를 해준다

파편들은 나의 힘이 되어준다

파편이 모이면서 결국 내가 되고

파편이 다 모이면 회복하게 된다

정체성의 혼란

방향감의 상실

나는 여기서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

하나의 파편이 말한다

불행하고 불행하다

불행의 굴레는 끝나지 않는 것 같다

어려운 상황은 계속 겹치고 겹친다

불안한 상황 불안한 나

불안한 인간관계

속상하고 속상하다

모든 걸 잊고 놓고 싶다

불안한 상태 난 무엇을 저지른 걸까

날 위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

나의 짐을 나눠 줄

사람은 없는 것 같다

끝없이 불안하고 아득하다

끝없이 불안하고 아득하다

정리가 되질 않는다

되는 게 없고

원하는 데로 흘러가는 게 없다

왜 내 삶에 들어와

내 안을 휘 집고 다니고

망가트리고 가는 것인가

나를 회복시키고 도와줄 사람은

진정 없는 것인가

나는 그저 버려진 섬인 걸까

나는 어디로 향하는 걸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