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돈까스 먹고 싶다고 했잖아

며칠 전부터 계속 말하곤 했잖아

귀를 쳐닫고 사니

내가 싫어진 거니

파스타는 싫다고

리조또는 더 싫어

경양식 좋아하던 널

만나서 참 좋았는데

언제부터였나 메뉴 선택권이

네 손에 달려있던 게

파스타만 먹을 거면

이태리 가서 드세요

제발 소원이니까

돈까스 집도 가줘

우리 자주 간 그 가게 지날 때마다

평화로웠던 우리 식사가 생각나

나는 돈까스 먹고

너는 파스타 먹고

거기 아직 맛있어

아직 안 질렸다고

경양식 좋아하던 널

만나서 참 좋았는데

언제부터였나 메뉴 선택권이

네 손에 달려있던 게

파스타만 먹을 거면

이태리 가서 드세요

제발 소원이니까

돈까스 집도 가줘

사실 별로 싫지는 않아

네가 죽고 못 사는 그 파스타

하지만 생각을 해봐

삼시세끼 똑같은

메뉴가 말이 되냐구

경양식 좋아하던 널

만나서 참 좋았는데

언제부터였나 메뉴 선택권이

네 손에 달려있던 게

파스타만 먹을 거면

이태리 가서 드세요

제발 소원이니까

돈까스 집도 가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