약속보다 약간 늦어서 미안해
반 년 만에 보는데도 반겨주지 아무렇지 않게
연예인이 왔다면서 얼마만이냐고 하네
야 민섭아 일단 한 잔해
쇼미더머니 잘 봤대 떨어졌더라 아깝게
그래도 친구가 TV 나오니까 신기하긴 하대
자기 주변에
싹 다 자랑했단 친구 표정을 슬며시 구경해
넌 좋겠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거 해서
야 계속 하다보면 다 성공하는 거랬어
내 노래 많이 듣는다고 좀 있으면 뜬다고
그 때가면 말할 거래“거봐 내가 뭐랬어”
고마우면서도 불안하지만 일단 입가엔 미소를 띄워
딱 집 갈 때까지만
너 너무 바빠서 또 언제 보겠냐는 말에
또 보면 된다며 애매하게 답해
친구들은 나보고 연예인이라 불러
기대와 응원이 섞였단 걸 알아 물론
유명세와 돈, 내가 추구해왔던
수평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
집에 가는 버스 자정이 넘은 시각
불어난 조바심에 찌푸려지는 미간
이대로 잠에 들기엔 불안하고 답답해
어느새 버릇처럼 작업실 앞
이 새벽을 가사와 교환하는 외로운 작업
비트를 켜 낱말을 뱉어 약간의 취기를 빌려서
멀쩡한 학교 휴학하고 내 삶은 송두리째 변해
야 연예인은 무슨 연예인
3평도 안 되는 이 방에서 밝히는 빛
분명히 안 보기로 했었잖아 남의 눈치
하고 싶은 거해서 진짜 좋긴 한데
걱정 돼 엄마는 얼마나 속을 삭힐런지
엄마 진짜 미안한데 아직은 포기 못 해
더 뻔뻔하게 마이크 잡아 호기롭게
내가 만들고 높일게 나만의 이름값
의심을 죽이는 가사 한 줄을 쓰는 밤